일제 말기, 조선인들의 삶은 참담했다. 봄이되면 온 들판이 흰옷 입은 사람들로 하얗게 덮여있었다. 쑥을 뜯어 비상용으로 남겨둔 쌀이나 보리와 섞어 묽은 죽을 끓여 먹을 수만 있어도 다행이었다.
이 와중에도 일제의 관리가 된 조선인들은 먹고사는 데 큰 지장이 없었다. 마을 구장만 해도 이런저런혜택을 받아 굶주릴 일이 없었다. 보통의 조선인들만 뼈만 앙상하게 말라갔다. 그런데도 배가 고프다고 말해서는 안되었다. 배고프다는 말만 해도 배부른 사람들을 욕한다고 의심받았다. 가난한 사람을 가난하다 말하고, 부자를 부자 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도 말 많고 불만 많은 빨갱이로 몰렸따. 동전 한개를 잃어도 두리번거리며 찾는것이 인간인데 나라를 통째로 잃고도 나라 이야기만 하면 불온분자로 몰렸다.
이제 그런 시절은 끝난 것일까? 스스로 공산주의자임을 밝혀도 잡아가 고문하고 죽이지 않는 새로운 세상이 열린 것일까? 이제는 더 이상 배를 곯지 않아도 되고, 배가 고프면 고프다고 말해도 좋은 그런 세상이 온 것일까? 내 나라에 남의 군대가 들어와 주인 행세를 하는 시절은 이제 진정 끝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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