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ㅡ늘 아침
15분 뒤에 온다는 버스를 기다리는데
건물 꼭대기들을 한참 올려다 보고 고개를 내리자마자
어떤 할아버지청년이 나에게
너무 배가 고프다며 돈을 좀 달라고 했다.
호주머니에 카드밖에 없어서 죄송하다했는데,
정류장 바로 옆에 멍하게 앉아계시니 맘이 너무 안좋았다.
가방에 돈 있거든.
지갑을 찾아 찾아 꺼내 천원을 드렸다.
참 고맙다고 하셨다.
그리곤 다시 그 자리에 앉는다?
버스는 안오고. 배고픈 할아버지는 내 돈을 쥐고 옆에 앉아있다.
긴 공백끝에
할아버지 얼른 뭐좀 드시러 가세요. 했다
그러자
나 끓인라면이 너무 먹고싶거든.
네?
끓인라면. 미안한데 돈 좀 더 줄래?
기분이 참 묘했다.
할아버지 배고프면 얼른 뭐든 드세요 자체가 남을 배려하지 않은 내 몰상식이어서 묘했는지,
할아버지 손에 쥔 돈이 아직 내 돈같아서 내 맘대로 쓰여지지 않는게 괴씸해서 묘했는지,
아니면 아직은 내 돈일때 할아버지에게 돈이 아닌 음식을 사서 드렸으면 좋았을까의 후회에서 묘했는지,
아직도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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